그때 그일

화창한 봄날 : 방순녀 원장 증언

mamuli0 2024. 2. 29. 09:03

 27일, 모처럼 날씨가 개고 해가 연삼일 나왔다. 곡성에서  광주에서 내려와 가지치기와 나물을 캐어 갔다. 다음날 읍에 나가 바람을 쏘이고 왔다. 오늘은 또 흐린 날이다. 동광원 방순녀 원장의 증언을 올려본다.

 

 

우리 삶의 평생에 주초가 되어주신 그분의 말씀

방순녀 원장

 

그분은 말씀하셨습니다. ‘2천 년 전에 갈보리에서 흘리신 피로는 구원 못 얻습니다. 지금 어쩔 수 없는 내 죄 우에 뚝 뚝 떨어져 오는 피가 보여져야 구원됩니다.’ 하셨습니다. 그때 제자 한 분이 묻기를 ‘어떻게 해야 피를 볼 수 있을까요?’ 말하니 사부님께서는 그분은 자세를 고쳐 앉으시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내 피, 내 살을 내 놓아야 보여집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의 일생 갈망과 목표는 순결 청빈 자기완성과 자립정신과 사랑이었다고 봅니다. 예수님의 인격은 거룩한 자비라고 하셨습니다. ‘보살의 병은 대비(大悲)에서 생긴다.’라는 말처럼 선생님 육신의 병도 그런 데서 온 것이요, 마음의 끊임없는 걱정도 그런 데서 온 것입니다. 걱정하는 이웃이 있으면 자기도 밤새 잠 못 이루고 함께 걱정했고 형제들이 기뻐할 때는 자기도 춤을 추듯이 기뻐하셨습니다. ‘장공(張公)이 술 마시고 이공(李公)이 취한다.’라는 말처럼 이웃 형제의 고락을 함께 나누는 자비심이었습니다. 선생님은 기록이 많은 분이어서 병상에서도 틈틈이 일기나 짧은 글들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그런 전부를 찾아내어 여기다 올리지 못한 것이 유감입니다.

그의 일기는 내용도 문체도 기도문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매일의 크고 작은 모든 사정을 하나님 앞에 일일이 아뢰는 기도였습니다.

이현필에 대해 사람들은 평하기를,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인물이라고 했습니다. 한국개신교 백년사에 이현필 같은 성인이 나온 적은 없었습니다. 그는 이단자도 아니요, 사교의 교주도 아닙니다. 그는 한국 종교계에 자주 나타나는 자칭 재림 주도 아닙니다. 그는 철두철미 자신이 죄인인 줄만 알고 참회자의 생활을 보내면서 예수님을 닮으려고 목숨 걸고 정진하셨습니다. 그에겐 교파도 교회도 없었고 단독으로 섰습니다. 그러면서 그처럼 그리스도 십자가 사랑에 자주 통곡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 사랑으로 모여서 사랑으로 지내다가 사랑으로 헤어지라. 이번에 헤어지면 우리는 또 언제 만날지 모른다. 정절(貞節)을 지켜야 그리스도의 은혜 갚는 일이 된다. 우리 몸이 성전이 되어야 빚이 갚아진다….’

음란과 돈을 이기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으니 자기가 선택하여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기를 거룩하게 하는 일이 인생으로 해야 할 최대의 사업입니다.

사람이 타락하는 일은 경각간이지만 그 영이 어두워지는 단계는 여러 해에 이릅니다. 이 세상은 악한 세상이지만 동남동녀를 보시고 용납하시고 계십니다. 그리스도 안에는 희망 생명이 약동할 뿐 절망은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잠기라!

 

그리스도의 사랑에 접촉해야 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 설명을 들어도 시원치가 않습니다. 물속에 잠기듯 사랑에 잠겨야 합니다. 그것이 믿는 일입니다. 금식이나 절제하는 것도 사랑에 감격 되어서 해야지요. 고생도 사랑에 못이겨서 이고, 고기를 안 먹는 것도 그 은혜가 더 좋아서 안 먹고요, 사치를 안하는 것도 그렇고 그 사랑에 끌리는 것이 아니면 모두가 억지 짓입니다. 억지로 하는 것에 기쁨과 희망은 없습니다.

은혜를 받으려고만 탐내지 말고, 이미 받은 은혜를 잘 간직하기에 힘써야 합니다. 은혜는 무시로 받지만 간직 못해 잃어버립니다. 욕심부리지 말고 잘 간수하시기 바랍니다.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으면 욕심 안내도 풍성히 주십니다. 많은 은사 말할 수 없는 은혜 귀하신 사랑을 너무 몰라서 허수히 알아 버립니다. (렘 31;3; 호 10;15) 범사에 진실만 의지하면 위에서 보호하심으로 아무 염려가 없습니다. 적게 갖고도 귀중히 여겨 잘 간직하면서 사는 것은 자기를 이기고 남을 구원하고 나라와 세계를 구원하는 곧은 길입니다.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빼앗겨 버립니다.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위대한 일입니다. 뜻을 어기고 천리를 달리는 것보다 뜻을 보여주시기까지 고요히 기다리는 것이 가장 위대한 봉사입니다. 자기의 뜻과 소행을 버리고 주님의 뜻을 순종하려는 마음의 태도를 기뻐하십니다. 자기는 약하고 어리고 작지만 한 등불임을 기억하시고 그 빛이 꺼질까 항상 조심해야 하므로 조금이라도 빛에 지장이 있을 것은 되도록 제외시켜야 할 것입니다. 말 한마디 걸음걸이 서 있는 태도 말소리 웃는 모습 전부가 빛에 상관 안 되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의 말소리 하나가 전체 빛에 큰 지장을 일으키는 수도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일하는 태도는 세계 평화에 큰 파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기억하시지요. 저수지에 모래알 하나만 던져도 파문이 온 수면에 퍼지는 것처럼 여러분이 괭이 한번 들었다 놓는 것, 팔 한번 내 흔드는 것, 호밋자루 놀리는 것이 정성스러울수록 여러분들은 그만큼 평화의 물결을 온 세상에 보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연약하시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 평화를 보여주라고 보내신 줄 믿고 사명을 게을리 마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겸손과 비천의 길

 

신앙은 말로만의 환영이 아닙니다. 실제로 아버지를 모시고 주님의 손에 매달려 성령의 도우심과 가르침을 받으면서 천사들의 옹위 속에 나아가는 생활이고 절대로 자기 혼자 애태우며 걸어가는 길은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아버지를 찾아가는 것이고 다른 주를 부르고 가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길은 아무리 가도 한정 없는 부정과 공포와 절망에 사로잡힐 것뿐이니 겸손되이 일찍 엎드러져서 자복하고 통회하며 아버지를 소리쳐 불러야 합니다. 무단한 교만과 자존심에 사로잡혀 한 시간을 지연시키고 한 발걸음을 더 나아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조금도 자존심을 만족시키는 결과는 못되는 것이니 깊이 깨달으심 바랍니다. 가난과 무식과 비천은 이 세상 시장에서는 쓰레기보다 더 천하게 몹쓸 것으로 버리나 하늘나라 영광 속에서는 그보다 더 빛난 보배들이 없으니 한탄하시지 말고 잘 간수 하셔서 빼앗기지 마심만 비는 바입니다. 한 그릇 음식을 탐해서 장자의 직분을 판 것이 원통하고 절통하고 후회하고 부끄러움을 씻을 길이 없는 것이므로 말씀드리는 바이니 행여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순결의 길 초월의 길』p.32

 

 

어록(語錄) 중에서

 

언제나 언짢은 일을 좋아하게 하소서

궂은 것을 즐겨하게 하소서

쓴 것을 달게 여기게 하소서

남에게 대접받은 일을 진심으로 싫어하게 하소서

핍박과 수치와 천대를 꿀처럼 달게 여기고

악평과 훼방을 금싸라기같이 여기는 마음을 주옵소서 아멘

 

사랑은 분노를 누르며 침묵하고

격함이 없이 말하며

고즈러기 울며

탄식 없이 괴로워하며

눈물의 그늘 밑에 피는 미소이며

사랑은 요구함 없이 주기만 하며

항거함이 없이 고난을 받으며

망설이지 않고 사죄하며

오직 스스로의 나약을 슬퍼합니다 (『순결의 길 초월의 길』p.237 )

 

산 넘고 또 산 넘어 임을 꼭 뵈옵고저

넘은 산이 백이련만 넘을 산이 천가 만가

두어라 억 억이라도 넘어가서 뵈오리

 

갓 벗어 송지에 걸고

구절죽창 암상에 놓고

영수에 귀를 씻고 누웠으니

건곤이 날 더러 말하기를

함께 늙자 하더라

 

 

마지막 수양회 폐회 때 주신 말씀

1964년 1월 총회에서

 

아 아, 사랑으로 모여서 사랑으로 지내다가 사랑으로 헤어지라!

이번에 헤어지면 우리는 또 언제 만날지 모른다.

정절(貞節) 지켜야 그리스도의 은혜를 갚는 것이 된다. 우리 몸이 성전이 되어야 빚이 갚아진다. 음란과 돈을 이기는 일이 곧 세상을 이기는 것이 된다. 우리에게 자유 의지 주셨으니 자기가 선택하여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거룩하게 하는 일이 인생으로 해야 할 최대의 사업이다. 사람이 타락하는 일은 경각이지만 그 영이 어두워지는 단계는 여러 해에 이른다. 이 세상은 악한 세상이지만 동남동녀를 보시고 용납하고 계신다.

 

물질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믿어졌으면 그것이 천국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잠겨라!

그리스도의 사랑에 접촉해야 됩니다. 그리스도 사랑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 설명을 들어도 시원치가 않습니다. 물속에 잠기듯 사랑에 잠겨야 합니다. 그것이 믿는 일입니다. 금식하고 절제하는 것도 사랑에 감격되어 해야지요. 고생도 사랑에 못 이겨서이고, 고기를 안 먹는 것도 그 은혜가 더 좋아서 안 먹고요, 사치를 안하는 것도 그렇고, 정욕을 떠나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 은혜에 감격되어지는 일이고 그 사랑에 끌리는 것이 아니면 모두가 억지 짓입니다.

은혜를 받으려고만 탐내지 말고, 이미 받은 은혜를 잘 간직하기에 힘써야 합니다. 은혜는 무시로 받지만 간직 못해 잃어버립니다. 욕심부리지 말고 잘 간수하시기 바랍니다.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으면 욕심 안내도 풍성히 주십니다. 많은 은사, 말로 다 할 수 없는 은혜, 귀하신 사랑을 너무 몰라서 허수히 알아 버립니다. (렘 31;3 호 10;15)

범사에 진실만 의지하면 위에서 보호하심으로 아무 염려가 없습니다. 적게 갖고도 귀중히 여겨 잘 간직하면서 사는 것은 자기를 이기고 남을 구하고 나라와 세계를 구원하는 곧은 길입니다.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빼앗겨 버립니다.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위대한 일

뜻을 어기고 천리를 달리는 것보다 뜻을 보여주시기까지 고요히 기다리는 것이 가장 위대한 봉사입니다.

 

자기의 뜻을 버리고 주님의 뜻을 순종하려는 마음의 태도를 기뻐 사십니다. 자기는 약하고 어리고 작지만 한 등불임을 기억하시고, 그 빛이 꺼질까 항상 조심해야 되므로 조금이라도 빛에 지장이 있을 것은 되도록 제외시켜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할수록 여러분들은 그만큼 평화의 물결을 온 세상에 보내는 것입니다.

겸손과 비천의 길, 세상이 버리고 다 싫어하는 비천의 길을 사랑하라 하셨습니다. 천국에서는 더 큰 보화가 없다 하셨지요. 해가 지고 달이 갈수록 그 얼이 그분의 정신이 그리워집니다.

다니면서 전도하는 것도 큰일입니다. 허지만 있는 자리에서 꽃을 피우면 그 향기 풍김으로 벌과 나비는 날아옵니다. 허락하신 자리에서 충성껏 사노라면 찾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나의 위치 이 순간 이 하루가 중요한 것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으로 이때어가는(이어져가는) 길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먼저 그분께 의탁하는 것은 큰 무기입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 눅12;32

 

Do not be afraid little flock, for your Father has been pleased to give you Kingdom. Luke 12;32

 

1948년 여름에 양림동 YMCA 에서 주신 말씀입니다. 몇 번이고 영어로 읽혀 주셨지요.

 

그때 몇 사람이 밤이면 배종칠 영어 강사에게 YMCA 내에서 영어를 배운 때였습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주신 말씀의 핵심

 

인격완성(人格完成) 순결(純潔) 청빈(淸貧) 자립정신(自立精神) 그 사람의 품위는 그의 인격을 나타낸다 하셨습니다. 인격이란 무엇인가 그리스도 화(化) 되는 것, 언제나 그에 따르는 생활 청빈 청빈을 외면하고서는 되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마 5;3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시는 것이니라. 갈 2;20

 

 

친구를 아버지 품으로 보내고 나니 어떻게 그와 더불어 같이 했던 일들이 생각되는구려. 김정순(金貞順) 서울역에서 종로 4가 YMCA까지 걸어서 신학교 다니던 일, 세부란스 병원에 같이 근무하던 일, 한천에서 학생들과 같이 산에 다니며 추운 겨울에 낭구(나무)하러 다니며 힘들었던 일들, 그곳 어른들과 맞지 않아 둘이서 마주 앉아 고뇌하던 일, (그때의 선생님께서 아현동 굴다리 밑에서 파계) 너희 지도자 선생이 시험 들었다느니 선생님께 대한 모욕적인 언행들이 감당이 안되어 둘이 마주 앉아 슬퍼하던 일들, 주마등처럼 생각이 돌아갑니다.

인제는 비난하던 그분들도 다 떠나고 같이 울던 친구도 떠났습니다. 이것이 인생의 흐름인가 우리들의 가는 길에 굴곡인가? 한때의 바람이었던가?

인생이란 이다지도 허무하고 허무할까요, 다른 때와 달리 너무도 허무하고 허전합니다. 그래도 한 줌의 재가 되어서라도 이 동산으로 오게 된 것이 고마웠습니다.

그동안 병고로 고생을 했으나 죽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만하면 가는 건데 그동안이 그렇게 힘이 들었구려. 조금도 위로가 되지 못했던 그 시간이 너무도 아쉽답니다. 부디 아버지 앞에 가서 편히 쉬십시오. 보고 싶습니다.

친구란 무엇인가? 서로의 생각 마음을 털어놓고 굴곡을 넘은 것이 아니었던가? 사람은 갔어도 같이 즐기던 꽃은 다시 피었네. 그날까지 슬픔이 없고 이별이 없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우리 만나요.

 

2015년 4월 12일

 

 

2016년 한번 떠난 벗들은 다시는 만날 수 없고, 금년에 더 두 분이 떠나셨습니다. 정복인 1월 소효례 어머님들이 가셨습니다. 가는 길 막지 말고 오는 길 열어드리는 우리의 삶이 되게 하소서. 2016년 9월 9일. 마음이 착잡하여 이렇게 글을 쓰고자 합니다. 내일을 바라보며 밤에는 유삼례 경애 모친이 상태가 좋지 않아 119로 병원에 갔습니다. 가시려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왔습니다. 아들딸이 밤에 출발, 새벽 3시에 병원엘 도착했다 합니다. 마지막 고별이 너무도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너무도 어지럽고 감당이 안되어 새벽 1시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도 심장박동이 너무도 힘들고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딸 우삼례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사 받아 주소서.

 

2016년 9월 10일. 세월도 가고 인생도 간다

 

 

통계청에서 영농에 관한 전화 질문이 왔다. 세무조사 세금 감면 농산물 판매 실적 여러 가지로 질문을 받았다. 답변을 했는데 제대로 되었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