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ML십자가와 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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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관상
(무아의 사랑)
제대 앞에 못 박혀 매달린 고상(苦像)을 쳐다보았습니다.
그 모습은 천지창조의 첫 새벽이요
고요하고 적적함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를 일러 Α와 Ω라고 합니다.
칠흑삼경 빛도 없고, 소리도 없고,
온 우주가 못 박혀 죽어있었나이다.
사람의 희로애락이 아직 동하기 전이요,
영과 육이 합일된 평화의 중심이 엿 나이다.
천하가 태평이요,
우주가 잠들었나이다.
임께
못 박혀 죽으신 그 십자가상의 한 점은
우주의 중심이요,
인류의 평화의 극치요, 공이요, 무요,
오! 그곳이 천국입니다.
동체자비(同體慈悲)요 인자무적(仁者無敵)이요
진공묘유(眞空妙有)이나이다(참조 마르 8:34).
오! 그것이 임이 지신 십자가였나이까?
오! 십자가의 관상입니까?
오! 무아의 사랑이요(참조 마태5:3)
절대 자비심의 눈으로 인류의 슬픈 마음을 보고
자비심과 임의 지혜의 귀로 인류의 아픔을
마음눈으로 보여 지기를 원하나이다.
성스러우신 임께서
제 속에 오시어 만물의 소리를 들으실 때만
제가 임의 소리를 듣게 되옵니다(참조 갈라 2:20).
제 안에 임이 오신 후에야
그 때부터 임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제 안에 임의 심안(心眼)이 열린 후에야
사람의 눈물이 보이게 되나이다.
주여!
상처에 우는 사람의 마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비의 심이(心耳)를 주시옵소서.
그리고 주님의 평화가 그립지만
먼저 임께서 주시는 평화를
받을 수 있는 심신(心身)의 그릇이 되게 하소서
주님께서 주신 그릇이 없사 오면 강 같은 평화를 주셔도
담을 그릇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그릇은 무아요, 십자가요,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삼매(三昧)입니다.
오! 평화의 임이여
제 영혼 속에 평화의 씨를 심어 주시옵소서.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 p17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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