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일

밥 한끼의 행복 : 가을의 기도

mamuli0 2024. 11. 24. 10:28

 초겨울이라고 해야 할지 늦가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도 넝쿨 장미도 코스모스 꽃이 있고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곳곳에 있다. 존경하는 오영환 선생이 서울 창동역으로 와서 밥한끼 나누자고 하신다. 혼자 보내기에 걱정 된다며 자부와 아들이 승용차로 데려다 준다고 한다. 평택에서 9시경 출발하여 3시간 걸려 한강을 건너 오랫만에 삼각산과 도봉산을 보면서 창동역에 도착했다.

 

 황혼기를 사는 노인들이 만나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록 밥한끼 나누는 시간이지만 반세기 길동무들의 해우는 반갑고 행복했다. 오영환 선생은 향년 96세 이시다. 개성 장단 출신으로 농촌 의료 농업 교육에 힘쓰셨고 우리나라 유기농 선구자이시기도 하다. 씨알농장과 장파리 비무장 개간 농사도 하셨다. 일심장학재단 설립 정농회장 풀무학원 이사장도 엮임 하셨다. 고령에도 후진들을 품어주신다. 반갑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평택에 내려오니 하루 해가 지나갔다.

 

 

가을 기도(秋禱)


지은이 : 이열


내 靈魂에도 소슬바람이 붑니다

가을볕에 영그는 철이 온 듯 

마음속이 잔잔해 집니다

한 알의 능금도 당신의 뜨거운 입술에 타서 붉게 익습니다

임이여!

초저녁의 쓸쓸한 땅거미를

바라보는 헐벗은 내 靈魂도

당신의 뜨거운 입술에 

붉게 타오르게 하소서!

갈 길이 끊어진 虛無한 벌판

한 가운데서도 멈추지 않고

홀로 걸어가는 것은

저 地平線 너머에 당신이 서서

微笑로 나를 맞고

있기 때문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