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일

소서와 초복 사이 : 복은남 수녀

mamuli0 2024. 7. 7. 12:49

 장마전선이 오르내려 전국에 많은 비를 뿌려준다. 범부채 백일홍에 이어 하국이 피기 시작한다. 곡성에서 아들들이 다녀갔다. 풀베기 하수도 도랑치기 해주었다.  무더운 날씨로 창문을 열고 잠을 잤다.

 

 

 

복은남 이야기(1) : 복은순 수녀 증언

 

 

생년월일 : 1939년 12월20일

동광원에 들어옴 : 1950년도(만11세)

사망월일 : 1994년 3월24일

환자 수종기간 : 1970~1990년8월15일

김현숙(마리아) 사망년월일 : 1990년 8월15일

 

 

김현숙 아줌마는 독실한 천주교신자로 직장에 다니시다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신 분이시다. 어떤 계기인지 자세히 알수없지만 동광원에서 살았던 조미자 자매가 수종을 들고 있을 때 정인세 원장님께서 매달 서울지방 각지역을 돌아다니시며 동광원에서 살다 나간 사람 은인들을 심방하곤 했는데 김현숙 아줌마를 수종들고 있는 조미자를 심방했을 때 원장님께 도움을 청하자 자비심이 많으셔서 거절하지 못하시고 그때부터 동광원 자매들이 그분을 돌보게 되었다. 첫 번째로 1969년도에는 김교매 자매가 할머니 한분과 1년을 수종들면서 너무 힘이 들어 이젠 동광원에서는 그만 손을 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하루는 낮에 꿈을 꾸었는데 하얀 양 한 마리를 김현숙 아줌마의 품에 안겨주는 꿈을 꾼후 조금 있으니까 정인세 원장님께서 나화자 자매와 복은남 자매를 데리고 오셨는데 그 양이 복은남 자매였다고 합니다. 환자가 전신마비라 일이 너무 많아 혼자서는 도저히 못하고 언제나 두사람이 수종을 해야하는데 은남 자매는 직접적인 환자 수종을 들었고 한 사람은 그 외 살림을 해야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원장님께서 매년 한사람을 선발해서 보내는데 일이 너무 힘이 드니까 아무도 가려하지 않기 때문에 원장님께서도 어려움이 많으셨다. 그리고 아줌마가 사는집이 작은 주택인데 너무 비좁고 환경도 불편했는데 원장님께서 현숙 아줌마에게 광주 귀일원으로 내려가시자고 하니 쾌히 승낙하여 1980년도에 오시게 되었다.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여기서 5년을 살수있을까 하셨는데 환경도 좋고 마음이 편하니까 10년을 사셨다. 그때 다행이 2층에 조금 크고 환한 새방이 준비되어 있어서 10년 동안 평안히 사시다가 1990년 8월15일 소천 하셨다. 사시면서 귀일원 도움은 받지 않으시고 서울 여동생이 생활비를 조금씩 보내주셨고 외국 신부님들이 조금씩 후원을 해주셨으나 어렵게 지내셨다.

 

 

은남 자매는 20년 동안을 했고 다른 이모님들은 1년 또는 2년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천경자 자매가 은남 자매와 함께 10년 동안 1990년 현숙 아줌마가 사망하실 때 까지 은남 자매와 함께 수종을 들며 고생하고 살았다.

현숙 아줌마는 성격이 너무 깔끔하시고 까다로워서 수종드신 분들의 고생이 많았지만 은남 자매는 항상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그분의 뜻을 다 받들어 드렸고 자기 몸처럼 돌봐 드렸기 때문에 아줌마 역시 심한 고통 중에도 항상 밝은 모습과 평화로운 얼굴 모습으로 기도생활을 하셨고 특히 천주교 신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안고 찾아온 분들의 하소연을 다 들으시고 그분들이 부탁한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방에만 가면 환자나 수종드신분들의 평화로운 얼굴과 방 분위기에 누구나 평화를 얻고 나오게됩니다. 그런데 은남 자매가 간암 수술을 받고 고생을 하게 되면서 아줌마의 건강도 계속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그 평화롭던 분위기도 깨지고 고생하시다가 1990년 8월15일 소천 하셨습니다.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2016년 3월 15일, 10년 동안 은남 자매와 함께 수종들었던 천경자 자매가 나에게 하는 말 ‘은남 언니는 심판도 받지 않고 곧 바로 천국으로 들어갈 것이다. 은남 언니는 성녀 중에 성녀이시다. 참 수녀님이시다.’ ‘은남 언니의 고생은 사람은 모르고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다.’ 라는 말을 하면서 ‘은남 언니가 천주교인이었다면 벌써 성녀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그 당시 신부님이나 수녀님이나 천주교인들이 오시면 하시는 말씀이 은남 자매는 성녀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고 하면서 은남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아요. 현숙 아줌마가 무슨 복이 많아 은남 언니 같은 사람을 만났는지 모르겠어요. 언니는 현숙 아줌마를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살아생전에도 조금은 갚아주시는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함평 분원에 김복권 장로님께서는 동광원에 오셔서 함평농장에서 어머님들과 함께 수십 년을 사시면서 어머님들과 항상 마음이 맞지 않아 조용히 살지 못하셨는데 은남 자매가 김현숙 아줌마 살아 계실 때 간암 수술을 받고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아줌마가 가신 후 공기가 좋은 시골 함평으로 가서 살게 되었는데 은남 자매가 간 후부터 장로님의 성격이 순한 양처럼 변하셨다고 해요. 은남 자매의 말이면 무조건 예예를 하시고 사는 분위기가 웃음꽃이 피는 삶으로 변했고 손님들도 끊이지 않았으며 고된 일을 하면서도 서로 기쁨으로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로님께서는 불미나리가 간암에 좋다고 하시면서 추운 겨울에 리어커를 가지고 가셔서 맨발로 저수지에 들어가 한 리어커씩 해오면 그것을 다듬어서 방아에 찧어 식구들이 함께 먹고 다 떨어지면 또 가서 해오셨다고 합니다. 춥고 발시럽지 않으냐고 물으면 괜찮다고 하시며 그 일을 기쁨으로 하셨다고 합니다. 참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아요. 2,3년후 은남 자매가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간 후부터는 다시 옛날 성격으로 변해 서로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결국 여자 반들이 광주로 나오게 되었고 장로님께서는 혼자 고생하시며 지내시다가 2007년 3월 29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장로님께서는 항상 죽음의 준비를 하시며 사셨기 때문에 당신도 다른 사람도 전혀 고생 없이 평안하게 잘 가셨습니다.

복은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