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게시판

흔적

mamuli0 2008. 9. 13. 04:37

흔적
 고운이  | 2007·11·30 10:26 | HIT : 760 | VOTE : 83


흔적

사람들은 말한다
지나고 난 후에야 돌이켜 보면
그 발자취가 보인다고

언제부턴가
걷다가 돌아보고 쉬고는 돌아 보고  
걸어가다가 뒤돌아 보는 습성이 생겼다

뒤돌아 본 기억의 머나먼  길
그 위에 선명한 발자국들
내가 언제 저토록 무수한 흔적들을 남겨놓았던가

오늘도
어제에서 내일로 자신의 내면들이 고스란히 담긴
흔적들을 남기며 길을 걷는다
살아가면서 내가 남긴 무수한 발자국들이
질서없이 어수선하고 산만하지 않았으면
지천명의 끄트머리에서
내딛는 여인의 발걸음이 우아했으면

젊은 날을 배웅하고 돌아서는
내 발걸음이 질서정연하기를
비록 우아한 자태는 아니더라도
가지런하고 무겁고 어둡지 않기를
걸러지지 않은 찌꺼기 마냥  
눌어붙은 흔적들로 남지 않았으면 싶다

살다가 살다가 어느 햇살이 눈부신 날
기억은 저 멀리 흐리게 사라져가고
태양 마저 아슴아슴 멀어져 가는 해수면 위로
세월을 이기지 못한 바람이 휩쓸고 지나는 날
안개 처럼 흩날리는 水泡 되어
그 흔적 물방울 하나 남김 없이
초연히 흐트러질 날 있으리니

곱고 영롱한 물방울 한점으로
터벅터벅 바다 위를 걷다가
뜨거운 햇살을 받아
해무 처럼 가벼워지면
빛 처럼 바람 처럼
허공을 돌다
우주를 돌다
별과 별 사이에  

저 별무리 속에 또하나의 별이 되려니

07.11.30
운영자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유일한 모습입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코멘트 부탁드려요.
류호덕
비록 힘든 생활이었을지언정
지나고 보면
모두가 아름다운 삶의 족적 !
인생철학이 듬북 담긴
곱고 아름다운 글이군요.
고맙습니다.

07·11·30 10:48    

고운이
일일이 답글을 드리지 못하지만
호덕님의 짧은 글 속에 심오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뜻 깊은 글
아름다운 영상으로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11월의 끝자락
기쁨과 흐뭇함으로 갈무리 잘하시는 행복한 날되셨으면 합니다.

07·11·30 11:41    

여창복
고운이님!! 오래만에 뵙는것 같습니다.
언제나 의미 깊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내가 살아온 발자취, 그 흔적 아름다운것일가 흉한 것일가?
노년기를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인것 같습니다.
그 흔적은 하루하루의 삶에서 이루어 진다고 생각 합니다.
또 좋은글 올려 주세요. 고맙습니다.

07·11·30 11:42    

고운이
안녕하시지요 ?

살다 보니
살아가면서 뒤돌아 보니
매일 반복되는 일상인거 같지만
실은 똑 같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습니다.

지나온 날과 같은 날은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늦게라도 알아짐에 감사하려는데 또 세월이 너무 빠른거 같습니다.
오늘 11월의 끝
또 한해가 저물어가는군요.
여선생님 !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신 나날이시길
감사한 마음에 담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건강하십시요.

07·11·30 12:00    

김진자
살아가면서 때때로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 보아야 할것 같으면서도
또 한켠 마음으로는
살짝 두려움도 느끼는
그런 어리석은 자신의 모습을
조금은 서글퍼 함니다.

건강의 전문가들은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는데는
깊은 심호흡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기에
잠시 잠시 가슴 활짝 펴고
크게 심호흡 해 보면서
나의 삶이
자연스러움을 따라 가도록
구경꾼이 되어 바라보는
그런 방법을 배워보려
애쓰고 있담니다.

오랫만임니다. 건강 하시지요...

07·11·30 13:07    

권정미
흔적...
남아있고, 돌아보게 되는 것이지요.
중학교 1학년 때인데 십자수를 잘 놓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앞면은 말할 것도 없지만 뒷편에도 두줄이 나란했고
매듭도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이지 않게 흔적도 없이 잘 해서
어린 나이에도 그 친구가 달리 보였습니다.
아마 그 친구는 자기 삶도 아름답고 깨끗하게 살고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한땀 한땀 놓은 인생의 십자수...
더러는 풀어버리고 다시 놓고 싶은 부분도 많지만 안되는 일!!!
이제는 곱게 마무리를 잘 해야겠지요.
고운이님, 고운글 잘 읽었습니다. 안녕히~~~

07·11·30 14:48    

고운이
김진자님 ! 오랫만입니다.
동안 안녕하시고 별고 없으셨는지요 ?

회색빛 구름하늘에 간간이 빗발이 날리고
먼 산봉우리에 하얀눈이
한폭의 수묵화를 그려내고 있는 11월 끝날입니다.

방금, 가슴한번 쫘악 펴보고
말씀대로 최상의 심호홉으로
하늘한번 쳐다보고 바다 한번 바라보고
맑은공기를 두눈으로 마시고
코로 쉼호홉을 하면서 진자님 생각 했습니다.

요가며 기공, 에로빅, 수영도 해봤지만
달리고 걷는 운동만큼 좋은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는 세월 잡을수 없고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제일 소중함을 알겠습니다.
건강하시고
늘 즐겁고 기쁨으로 충만한 나날 되셨으면 합니다.

07·11·30 15:21    

고운이
아 ~ 제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습니다.
앞면은 말하것도 없지만 뒷면도 아주 깔끔하게
매듭 하나 흔적 없이 수놓던 솜씨 좋은 친구

역시나 그 친구 똑 소리나게 지금 잘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삶은 한뜸한뜸 정성으로 떠가는 십자수와 비슷한것인지두요
살다가 더러는 죄다 뜯어 풀어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맘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게 어디 될말인가요 ㅎㅎ

정미님 ! 알겠습니다.
이제는 곱게 마무리 할 시기가 닥아오고 있으니까요.
주신 답글 빛과 소금 처럼 마음에 살짝 뿌리고
서툰솜씨지만 한뜸한뜸 정성으로 못다한 자수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인생은 영원한 미완성이라지만 그래도 미지의 완성을 향해 ...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

07·11·30 18:51    

강애옥
고운이여///

젊은 날을 배웅하고 돌아서는
내 발걸음이 질서정연하기를
비록 우아한 자태는 아니더라도 ======= ㅎㅎㅎ

언듯하니 지나가버린 내 젊은 삶이 비록 후회에 자국이여도
그때 처지로선 그럴수 밖에 없었던 시간들 이제라도 늦은 참회가
될수 있는 삶이 되겠읍니다

너무 좋은글 감사합니다 한번 나를 돌아 볼수 있어서요 건강하세요 안~~녕

07·11·30 19:07    

고운이
언듯하니 지나가버린 젊은 날의 초상화는
몇십번의 강산이 변하고 세월이 흘러가도 두고두고 아쉬워지구요
겨울은
바람처럼 소리없이 스쳐가는 세월 속에
잊혀질뻔한 잊을수 없는 기억들을 알밤 까듯 꺼내주는 계절
그래서 겨울밤엔 군밤을 먹고있지 않아도
제가 좋아하는 군밤냄새가 나는거 같습니다.

몇시간 후면 12월
이제 미지근하고 온기 잃어가는 은빛햇살 속에
애옥님 ! 잃어버린 청춘을 �아 푸른바람 설레는 겨울길을
더 힘차게 힘차게 달려가시길 ~
평안하시고 아름다운 밤 되셔요.

07·11·30 21:00    

김광길
고운이님. 안녕 하십니까.

- 한 해를 마감 하는 달 12월 첫째 일요일 아침.-
굽이 굽이 굽이쳐 흐르는 강물 처럼 흘러가 버린 세월 속에 남긴
나의 발자욱(흔적)은 내 삶의 실상이자 내 인생의 이력서 이기도
할 것입니다.

-흔적-을 남기며 살아온 날 들의 무수한 경험 들이 오랜 시간 속에서
숙성된 진한 포도주 처럼 우리 들의 영혼 속에다 지혜를 부여 하여
주었을때.솟구치든 우리들의 열정(熱情)과 육신은 안타깝게도 재(恢)만
남기고 사위어 가는 모닥불 처럼 기력을 잃은체로.
짙어 오는 황혼의 시렁 위에 앉아 가 버린 날 들의 추억을 고독 하게 반추
하고 있어야만 하나니....

삶에 대한 진지(眞摯)하신 님의 자태에 깊은 경의를 표해 드립니다.

07·12·02 10:10    

고운이
下手의 愚問에
高手의 賢答 ! 처럼
진하고 묵직한 글 주심에
도리어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 하시고
계획하셨던 올한해의 모든 일들이
이 12월에 모두 이루어지시길 기원하면서
12월의 빗장을 열고 인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옵기를 ......

07·12·02 17:51    

'함께 쓰는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김남수 옹 (침술원)  (0) 2008.09.17
마지막 강의  (0) 2008.09.15
마음을 열기까지  (0) 2008.09.13
광복절과 건국절  (0) 2008.08.29
대천덕신부:토리신부  (0) 200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