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밤중의 침묵 *
깊은 밤의 적막을 맛볼 수 있는 사람이 현대에는 많을 것 같지 않습니다. 십 수년 전만
하더라도 밤은 우리들에게 고요와 적막이라는 대명사로 다가왔었지요.
그런데 현대의 밤은 소음과 혼란의 대명사가
되었고, 그렇다고 낮 역시 조용한 것은 아니니 인간의 마음 속에 고요와 침묵의 자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 시간마저 케이블 TV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게 빼앗겨 버리면, 자신의 시간을 온통
비깥의 소리들에만 내어 맡기고 저당 잡히는 일마저 생길 수 있어리라 생각합니다.
바깥에서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저 살아가는 자페증도 병이려니와, 바깥 소리에만 자신을 내어 맡기고 자신 내면의 소리는 듣지 못하는
외부지향증도 사실은 심각한 병입니다.
그저 밖으로 밖으로만 달리다보니 내면의 셰계에 대해서는 아주 무식해져 버리고 만 듯한
느낌입니다. 서로 나누는 대화의 내용도 세상에서 이뤄지는 일들 뿐이고 자신 안의 것을 표현하는 방법조차 이젠 잊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합니다.
白
庸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