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도 지났고 한로가 삼일 앞으로 다가 왔다. 아직 심지 못한 마늘밭을 정리했다. 하루 종일 소슬바람이 불어온다. 이인열 시인의 가을의 기도가 생각 난다. 지금 내가 그 기도를 드리고 싶다.
가을의 기도(秋禱)
내영혼에도 소슬바람이 붑니다.
가을 볕에 영그는 철이 온듯 마음 속이 잔잔해 집니다.
한 알의 능금도 당신의 뜨거운 입술에 타서 붉게 익습니다.
임이여!
초저녁의 쓸쓸한 땅거미를 바라보는 헐벗은 내 영혼도 당신의 뜨거운 입술에 붉게 타오르게 하소서.
갈길이 끊어진 허무한 벌판 한 가운데서도 멈추지 않고 홀로 걸어가는 것은
저 지평선 너머에 당신이 서서 미소로 나를 맞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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